오랜 역사를 지닌 포르투갈의 항구 도시 포르투. 이름에서도 대략 알 수 있듯이, 포르투갈 국가명의 기원이 된 도시이기도 하다. 필자가 가 본 적이 있을 리 없는 이 도시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도 기억하게 만드는 도시 브랜딩 때문이다.
도시 브랜딩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백, 수천만명이 사는 도시를 하나의 이미지로 함축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같은 도시를 공유하더라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도시를 느낀다. 2014년 화이트 스튜디오의 포르투 도시 브랜딩은 바로 이 부분에서 출발한다.
아줄레주 : 통일
각자에게 각자만의 도시가 있다는 철학은 좋지만, 브랜드는 일반적이어야 한다.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요소에 변화를 주더라도, 공통적인 특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줄레주(Azulejo)는 푸른색 주석 유약을 사용하여 도자기 타일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으로, 포르투의 오래된 건물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건축 양식이다. 화이트 스튜디오 팀은 아줄레주에서 색을 취해, 브랜드에 청색이라는 통일성을 부여한다.
아줄레주 : 변조와 연결
이들은 아줄레주에서 색상뿐만 아니라 타일 구조라는 독특한 요소를 가져와 적용시켰다. 포르투의 도시 브랜드 디자인에서는 진한 푸른색과 현대적인 두꺼운 선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되, 각각의 정사각형 타일에 서로 다른 아이콘을 그려 넣어 포르투의 다양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하였다.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 70여개의 아이콘들은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큰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아이콘을 다르게 조합하여 계속해서 다른 패턴을 구성할 수 있고, 아이콘을 추가하거나 삭제하기도 하여 도시의 변화까지 담을 수 있게 하였다.
특히 타일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이콘은 8x8 그리드를 따르며, 모서리와 꼭짓점에서 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포르투를 위하여
도시의 다양성을 서로 이어지는 아이콘들로 표현하여 다채롭고 무한한 포르투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것이 인상적인 브랜딩이다. 아이콘도 직관적이고, 상당히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디자인 같다. 굳이 비판할 점을 찾는다면, 조금 난잡하게 보일 수 있며 도시의 전통적인 모습과는 잘 조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을 수 있겠다.
화이트 스튜디오도 포르투 현지 디자이너 팀이다 보니, 자신들의 지역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꽤 오래된 브랜딩인데, 포르투에서 실제 잘 활용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젠가 가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자료
Porto City Identity, Studio Eduardo Aires(https://www.eduardoaires.com/studio/portfolio/porto-city-identity/)
Porto., Ana Simões(https://anasimoes.myportfolio.com/porto)
[도시 브랜딩] 포르투Porto, 디자인하우스(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2/75081)
이 글에는 비전문가의 뇌피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ART&DESIG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조체(明朝體) (0) | 2022.01.26 |
---|---|
산세리프(Sans-serif) (0) | 2021.07.28 |
세리프(Serif) (0) | 2021.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