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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리의 잡학탐구
SAP SORI

가재는 게 편

by 자연데생 너구리 2021. 11. 8.

가재는 언제까지 게편일까?
임의의 동물이 게와 싸우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가재가 게 편을 드는 이유가 생물학적(유전적) 연관성이라면, 어떤 동물까지 가재가 게 편을 들어줄 수 있을까?

가재는.. 정말 게 편?


이에 대해서 분석하기 위해서는 '가재'와 '게'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할 것이다.
먼저 가재와 게는 공통적으로 다음의 분류에 속한다.

진핵생물역 > 동물계 > 절지동물문 > (갑각아문) > 연갑강 > 십각목
Eukaryota > Animalia > Arthropoda > (Crustacea) > Malacostraca > Decapoda

즉 두 동물은 모두 십각목의 하위 분류에 속하는데, 십각목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십각목(Decapoda)의 아목-하목 분류

 여기에서 단미하목(Brachyura)이 게에 해당되며, 가재하목(Astacidea)가 가재에 해당된다. 그러나 Astacidea는 가재에 대한 매우 넓은 정의이며,한국어에서 지칭하는 '가재'는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민물가재 종인 참가재를 일컫는다. 이러한 좁은 정의로 볼 때 가재는 가재하목 하위의 가재과 > 가재속 (Cambaridae > Cambaroides)의 생물이다.

 상대적으로 게보다 가재에 가까운 동물들이라면, 가재는 분명 게 편이 아닌 그 동물의 편을 들어 줄 것이다. 위의 십각목 분류표를 볼 때, 그러한 생물종은 Achelata, Polychelida, 그리고 Astacidea들에 해당된다.

 Axiidea, Gebiidea, Anomura 하목에 대해 '게보다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서는 게와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볼 것이며, 이쪽 분류의 생물과 게(Brachyura)가 싸운다면 가재는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그 이외의 종(Reptantia 이외의 십각목 또는 십각목이 아닌 생물)에 해당한다면, 가재는 게 편이 확실하다.

가재는 Astacidea 편

먼저 Astacidea(가재하목)부터 알아보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재의 넓은 의미에 해당되는 분류이므로 가재가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가재하목은 5개의 상과를 밑에 두고 있으며, 참가재와 미국가재, 유럽가재, 랍스터(바닷가재), 남방가재가 여기에 속한다.

가재는 Polychelida 편

Polychelida(폴리켈레스하목)에는 폴리켈레스과(Polychelidae)만이 존재한다. 이 생물들은 열대 및 아열대의 해저에 서식한다.

가재는 Achelata 편

Achelata(닭새우하목)에는 닭새우과(Palinuridae)와 매미새우과(Scyllaridae) 등이 있다. 이들은 바닷가재와 비슷하게 생기며 가재(크레이피쉬, 랍스터)등으로도 자주 불리지만, 엄연히는 바닷가재는 아니다.

*횟집에서 판매하는 '닭새우'는 가시배새우로, 실제 닭새우와는 매우 다른 종이다.

결론

게와 다른 동물이 싸우고 있는 상황을 가재가 지켜보고 있을 때,

i) 그 동물이 십각목의 Reptantia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가재는 게 편이다.

ex) 모든 척추동물, 십각목 이외의 절지동물, 새우(생이하목/Caridea, 수상새아목/Dendrobranchiata 등)

ii) 그 동물이 십각목이며, 가재하목/폴리켈레스하목/닭새우하목에 속하는 경우, 가재는 게 편이 아니다.

ex) 모든 가재, 닭새우, 부채새우

iii) 그 동물이 십각목의 Reptantia에 분류되나 ii)가 아닌 경우, 가재는 소신대로 행동한다.

ex) 다른 게(Brachyura), 소라게,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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