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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리의 잡학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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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소찾] 51.Sodade(그리움)

by 자연데생 너구리 2024. 12. 16.

 정말 오랜만에 아프리카로 돌아온 세소찾이다. 세소찾도 후반부에 접어드는 만큼 지역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 아프리카 음악을 열심히 찾았는데,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평생 몰랐을 노래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Sodade는 서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모르나(Morna) 장르 노래로, 원곡은 1950년대에 만들어졌으나 1992년 발표된 세자리아 에보라(Cesária Évora)의 버전이 널리 알려져 있다.

Cesária Évora - Sodade
Quem mostra' bo ess caminho longe?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먼 길을 보여줬나요?
Quem mostra' bo ess caminho longe?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먼 길을 보여 줬나요?
Ess caminho pa São Tomé
상 투메로 향하는 길을
(x2)

Sodade
그리움
Sodade
그리움
Sodade dess nha terra São Nicolau
내 고향, 상 니콜라우를 향한 그리움
(x2)

Quem mostra' bo ess caminho longe?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먼 길을 보여줬나요?
Quem mostra' bo ess caminho longe?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먼 길을 보여 줬나요?
Ess caminho pa São Tomé
상 투메로 향하는 길을
(x2)

Sodade
그리움
Sodade
그리움
Sodade dess nha terra São Nicolau
내 고향, 상 니콜라우를 향한 그리움
(x2)

Si bô 'screvê' me, 'm ta 'screvê be
당신이 내게 편지를 보내면, 나도 편지를 보낼 거에요
Si bô 'squecê me, 'm ta 'squecê be
당신이 날 잊는다면, 나도 당신을 잊을 거에요 
Até dia qui bô voltà
당신이 돌아오는 그 날까지
(x2)

Sodade
그리움
Sodade
그리움
Sodade dess nha terra São Nicolau
내 고향, 상 니콜라우를 향한 그리움

(간주)

Sodade
그리움
Sodade
그리움
Sodade dess nha terra São Nicolau
내 고향, 상 니콜라우를 향한 그리움
(x3)

내용에 관하여

 고향 카보베르데를 떠나 상투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노래다. 현재 상투메프린시페 영토인 상투메 섬은 원래 무인도였던 것을 포르투갈인들이 개척하여 노예무역을 통해 발달하였는데, 19세기 말 노예제도가 폐지되자 급격한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카보베르데를 비롯한 포르투갈의 다른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사람들을 데려오게 되었다. 물론 이들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은 좋지 못했다. 1975년 포르투갈령 식민지들이 독립한 뒤 카보베르데 노동자들은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상투메에는 카보베르데계 후손들이 꽤나 남아 있다. 

 가사에서 고향으로 언급되는 상니콜라우는 카보베르데의 여러 섬들중 하나이며(왼쪽 지도 중앙 근처에 있다), '멀리 있다'고 언급되는 상투메는 직선거리로도 약 4,000km 떨어져 있는 매우 먼 섬이다.

카보베르데 및 서아프리카 지도. 오른쪽 지도 좌상단에 카보베르데가, 우하단에 '상투메' 프린시페가 보인다.

언어에 관하여

 예전 글(세소찾 39화)에서 언어가 섞여 만들어지는 피진(Pidgin)이 시간이 지나며 체계를 갖추면 크리올(Creole)어로 발달한다고 언급했던 적이 있다. 포르투갈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크리올 언어인 카보베르데 크리올(Kabuverdianu/Kriolu)은 현존하는 크리올 중 가장 오래된 언어다. 카보베르데는 공식적으로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나, 일상적으로는 카보베르데 크리올이 널리 쓰이며 이 곡 역시 크리올로 작사되어 있다. 카보베르데 크리올의 어휘는 대부분이 포르투갈어에서 왔지만 문법은 꽤나 달라 포르투갈어 화자가 알아듣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남은 이야기

맨발의 디바, 세자리아 에보라(1941-2011)

 이 곡의 가수 세자리아 에보라는 필자가 에미레이츠항공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좌석 화면으로 아프리카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이용하면서 처음 알게 된 아티스트다. 열악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가난한 무명 가수로 활동하다 70년대에는 음악 활동을 그만두었지만, 1985년 다시 시작한 음악 활동이 90년대에 포르투갈과 프랑스, 브라질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히트를 치며 카보베르데를 대표하는 가수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주로 카보베르데 고유 음악인 모르나 장르의 곡들을 불러 '모르나의 여왕'이라고 불렸으며, 공연할 때 때때로 맨발로 등장하여 '맨발의 디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녀가 카보베르데 크리올로 부르는 곡들은 특유의 애절한 느낌이 정말 잘 살아 있다. 여담이지만 비행기에서 아프리카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음악이 많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이 사람의 곡만큼은 기억에 확실히 남는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감성을 찾는 것이, 필자가 세소찾을 연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참고자료

Cape Verdean Creole,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Cape_Verdean_Creole)
Cape Verdean People in Sao Tome and Principe,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Cape_Verdean_people_in_S%C3%A3o_Tom%C3%A9_and_Pr%C3%ADncipe)
Cesária Évora,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Ces%C3%A1ria_%C3%89vora)
Cesária Evora - Sodade, Song Bar(https://www.song-bar.com/song-of-the-day/cesaria-evora-sodade)

이 글에는 비전문가의 뇌피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