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언어 얘기 안 하려고 영국 노래 가져왔는데 언어 얘기를 해버려서, 이번엔 확실히 안 하려고 일본 노래를 가져왔다. 세소찾의 원래 목적은 음악 발굴 및 소개이지 언어학이 아니다.
JPOP을 소개하면서 요네즈 켄시(米津玄師)를 빼놓을 수는 없지 않을까. 필자도 일본 음악을 요네즈 켄시의 BOOTLEG 앨범으로 입문했기에 해당 앨범에서 곡을 하나 가져와 봤다. 춘뢰(春雷)는 봄날의 우레(천둥)이라는 뜻으로, 일본어에서는 슌라이(しゅんらい)로 읽힌다.
現れたそれは春の真っ最中 えも言えぬまま輝いていた
아라와레타 소레와 하루노 맛사나카 에모 이에누마마 카가야이테이타
나타난 건 봄이 한창일 때, 말도 못한 채로 빛나고 있었어
どんな言葉もどんな手振りも足りやしないみたいだ
돈나 코토바모 돈나 테부리모 타리야시나이 미타이다
어떤 말도 어떤 손짓도 부족한 것 같아
その日から僕の胸には嵐が 住み着いたまま離れないんだ
소노 히카라 보쿠노 무네니와 아라시가 스미츠이타마마 하나레나인다
그 날부터 내 가슴에는 폭풍우가 자리 잡은 채 떠나지 않아
人の声を借りた 蒼い眼の落雷だ
히토노 코에오 카리타 아오이 마나코노 라쿠라이다
사람의 목소리를 빌린 푸른 눈의 낙뢰야
揺れながら踊るその髪の黒が 他のどれより嫋やかでした
유레나가라 오도루 소노 카미노 쿠로가 호카노 도레요리 타오야카데시타
흔들거리며 춤추는 머리의 검은색이 다른 어떤 것보다 부드러웠어
すっと消えそうな 真っ白い肌によく似合ってました
슷토 키에소오나 맛시로이 하다니 요쿠 니앗테마시타
슥, 하고 사라질 것만 같은 새하얀 피부에 잘 어울려
あなたにはこの世界の彩りが どう見えるのか知りたくて今
아나타니와 코노 세카이노 이로도리가 도오 미에루노카 시리타쿠테 이마
당신에게는 이 세상의 색채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싶어서, 지금
頬に手を伸ばした 壊れそうでただ怖かった
호오니 테오 노바시타 코와레소오데 타다 코와캇타
뺨에 손을 뻗었어, 부서질 것 같아서 그저 겁이 났어
全てはあなたの思い通り
스베테와 아나타노 오모이도오리
모든 것은 당신의 생각대로
悲しくって散らばった思いも全て
카나시쿳테 치라밧타 오모이모 스베테
슬프고 흩어진 생각들도 모두
あなたがくれたプレゼント
아나타가 쿠레타 프레젠토
당신이 준 선물
ゆらゆら吹かれて深い 惑い
유라유라 후카레테 후카이 마도이
흔들거리며 날아가는 깊은 미혹
痛み 憂い 恋いし
이타미 우레이 코이시-
고통, 슬픔, 그리움
言葉にするのも 形にするのも そのどれもが覚束なくって
코토바니 스루노모 카타치니 스루노모 소노 도레모가 오보츠카나쿳테
말로 하는 것도, 행동으로 하는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아서
ただ目を見つめた するとあなたはふっと優しく笑ったんだ
타다 메오 미츠메타 스루토 아나타와 훗토 야사시쿠 와랏탄다
그저 눈을 바라봤는데 당신은 갑자기 상냥하게 웃었어
嗄れた心も さざめく秘密も 気がつけば粉々になって
샤가레타 코코로모 사자메쿠 히미츠모 키가츠케바 코나고나니 낫테
메마른 마음도, 떠들어대는 비밀도, 깨닫고 나면 산산조각이 나서
刹那の間に 痛みに似た恋が体を走ったんだ
세츠나노 아이다니 이타미니 니타 코이가 카라다오 하싯탄다
찰나의 순간에 고통과도 같은 사랑이 몸을 타고 흘렀어
深い惑い痛み憂い繰り返し いつの間にか春になった
후카이 마도이 이타미 우레이 쿠리카에시 이츠노 마니카 하루니 낫타
깊은 미혹, 아픔, 괴로움의 반복에 어느샌가 봄이 되었네
甘い香り残し陰り恋焦がし 深く深く迷い込んだ
아마이 카오리 노코시 카게리 코이코가시 후카쿠 후카쿠 마요이콘다
달콤한 향기를 남긴 그늘을 애태우며 깊이 깊이 헤맸어
花びらが散ればあなたとおさらば それなら僕と踊りませんか
하나비라가 치레바 아나타토 오사라바 소레나라 보쿠토 오도리마셍카?
꽃잎이 떨어지면 당신과는 이별, 그렇다면 저와 춤추지 않으시겠습니까?
宙を舞う花がどうもあなたみたいで参りました
츄우오 마우 하나가 도오모 아나타 미타이데 마이리마시타
허공을 춤추는 꽃이 왠지 당신처럼 느껴져서 왔어
やがてまた巡りくる春の最中 そこは豊かなひだまりでした
야가테 마타 메구리쿠루 하루노 사나카 소코와 유타카나 히다마리데시타
이윽고 다시 돌아온 봄이 한창일 때. 그곳은 햇살이 넉넉한 양지였어
身をやつしてやまない あんな嵐はどこへやら
미오 야츠시테 야마나이 안나 아라시와 도코에 야라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저 폭풍우는 어디로 가는지
まだまだ心は帰れない
마다 마다 코코로와 카에레나이
아직 마음은 돌아갈 수 없어
その細い声でどうか騙しておくれ
소노 호소이 코에데 도오카 다마시테오쿠레
그 가느다란 목소리로 부디 속여줘
カラカラに枯れ果てるまで
카라카라니 카레하테루마데
완전히 말라 비틀어질 때 까지
ふらふら揺られて甘い香り
후라후라 유라레테 아마이 카오리
비틀비틀 흔들거리는 달콤한 향기
残し 陰り 幻
노코시 카게리 마보로시
남겨진 그늘, 환상
聞きたい言葉も 言いたい想いも 笑うくらい山ほどあって
키키타이 코토바모 이이타이 오모이모 와라우쿠라이 야마호도 앗테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생각도 우스울 정도로 산더미처럼 있는데,
それでもあなたを前にすると 何にも出てはこないなんて
소레데모 아나타오 마에니 스루토 난니모 데테와 코나이난테
그런데도 당신 앞에만 서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니
焦げ付く痛みも 刺し込む痺れも 口をつぐんだ恋とわかって
코게츠쿠 이타미모 사시코무 시비레모 쿠치오 츠군다 코이토 와캇테
눌어붙은 고통도, 찌르는 듯한 저림도, 입을 다문 사랑이란 걸 깨닫고
あなたの心に 橋をかける大事な雷雨だと知ったんだ
아나타노 코코로니 하시오 카케루 다이지나 라이우다토 싯탄다
당신의 마음에 다리를 놓는 소중한 뇌우라는 것을 알았어
どうか騙しておくれ 「愛」と笑っておくれ
도오카 다마시테오쿠레 「아이」토 와랏테오쿠레
부디 속여줘, 「사랑」이라며 웃어줘
いつか消える日まで そのままでいて
이츠카 키에루 히마데 소노마마데 이테
언젠가 사라지는 날까지 그대로 있어줘
どうか騙しておくれ 「愛」と笑っておくれ
도오카 다마시테오쿠레 「아이」토 와랏테오쿠레
부디 속여줘, 「사랑」이라며 웃어줘
いつか消える日まで そのままでいて
이츠카 키에루 히마데 소노마마데 이테
언젠가 사라지는 날까지 그대로 있어줘
どうか騙しておくれ 「愛」と笑っておくれ
도오카 다마시테오쿠레 「아이」토 와랏테오쿠레
부디 속여줘, 「사랑」이라며 웃어줘
いつか消える日まで そのままでいて
이츠카 키에루 히마데 소노마마데 이테
언젠가 사라지는 날까지 그대로 있어줘
どうか騙しておくれ 「愛」と笑っておくれ
도오카 다마시테오쿠레 「아이」토 와랏테오쿠레
부디 속여줘, 「사랑」이라며 웃어줘
いつか消える日まで
이츠카 키에루 히마데
언젠가 사라지는 날까지
言葉にするのも 形にするのも そのどれもが覚束なくって
코토바니 스루노모 카타치니 스루노모 소노 도레모가 오보츠카나쿳테
말로 하는 것도, 행동으로 하는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아서
ただ目を見つめた するとあなたはふっと優しく笑 ったんだ
타다 메오 미츠메타 스루토 아나타와 훗토 야사시쿠 와랏탄다
그저 눈을 바라보는데 당신은 갑자기 상냥하게 웃었어
嗄れた心も さざめく秘密も 気がつけば粉々になって
샤가레타 코코로모 사자메쿠 히미츠모 키가츠케바 코나고나니 낫테
메마른 마음도, 떠들어대는 비밀도, 깨닫고 나면 산산조각이 나서
刹那の間に 痛みに似た恋が体を走ったんだ
세츠나노 아이다니 이타미니 니타 코이가 카라다오 하싯탄다
찰나의 순간에 고통과도 같은 사랑이 몸을 타고 흘렀어
내용에 관해서
봄날의 사랑을 낙뢰에 비유한 가사다. 솔직히 한국어 번역으로 보면 좀 느낌이 별로인데(번역이 여기저기서 다 다르긴 하다) 일본어에서 나오는 특유의 감성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
음악에 관해서
번쩍거리며 내려치는 춘뢰의 느낌이 살아 있는 듯한 곡이다. 반주도 그렇고 보컬도 상당히 빨라서 정신없는 매력이 있다. 기타와 베이스 바탕에 신디사이저 소리가 깔리면서 청량함을 더해준다.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로 처음 음악을 시작한 요네즈 켄시는 <Lemon>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곡들을 내며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곡 스타일이 다양한 편이라서 찾아 듣는 재미가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춘뢰>를 포함한 4집 BOOTLEG 수록곡들을 추천한다.
토막 일본어
언어 얘기를 아예 안 하기는 조금 걸리니까 일어를 조금 배우고 가자. 春은 봄 춘 자로, 일본어 음독으로는 슌(しゅん)이다. 그런데 가사 중간에 나오는 春은 훈독인 하루(はる)로 읽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어에서 '같은 한자이지만 서로 다르게 읽는' 것의 좋은 예시가 되겠다.
음독 예) 靑春(せいしゅん) - 청춘
훈독 예) 春(はる) - 봄
같은 원리로 雷(우뢰 뢰)도 음독으로는 라이(らい)이지만 훈독으로는 카미나리(かみなり)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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