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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리의 잡학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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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소찾] 15.Canopée(까노뻬)

by 자연데생 너구리 2023. 8. 25.

 프랑스 음악 하면 어떤 곡이 생각나는가? 샹송(Chanson)을 떠올리기 쉬우나 프랑스는 전자음악(일렉트로닉/일렉트로니카)의 성지이기도 하다. 사실 프랑스의 전자음악 아티스트 하면 전설의 2인조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먼저 떠오르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곡은 대부분이 영어다.

헬멧을 안 벗는 다펑. 사실 로봇이 아닐까

 세소찾에서의 첫 프랑스 곡을 영어 곡으로 쓸 수는 없었기에 다른 2인조의 프랑스어 음악을 가져와 봤다. 폴로 앤 팬(Polo & Pan)은 세계의 다양한 음악으로부터 영향받은 사운드를 사용하는 일렉트로니카 듀오로, 오늘 세소찾에서는 그들의 곡 Canopée(까노뻬 정도로 발음된다)를 들어 보자. 뮤비가 그림이긴 하지만 조금 적나라하니 주의하자.

Polo & Pan - Canopée
Histoire improbable de la fantaisie
환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
Proche de l'équateur à un point précis
적도 근처의 정확한 지점
Latitude cinq cents longitude trente-six
위도 500도, 경도 36도
Au cœur de la forêt à cette interstice
숲의 한가운데, 그 틈에서
Dans ta tenue d'Ève verdoyante
푸른 초목과 이브의 옷차림
Tu étais d'une beauté étourdissante
너는 놀라울 만큼 아름다웠고
Des oiseaux nous chantaient leur mélopée
우리를 위해 노래하는 새들의 멜로디
Et nous vivions heureux dans la canopée
우리는 캐노피 속에서 행복했지

Jungle sauvage ouvre tes bras
야생의 정글, 가슴을 열어
Il en faut peu pour toi et moi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 너와 난
Prenons racine dans les bois
숲에 뿌리를 내리자
Enfants naïfs ou hors-la-loi
순진하거나 무법자인 아이들
Les quilles plantées dans un ruisseau
개울에 심어진 다리들
Écoute chanter ce drôle d'oiseau
저 이상한 새의 소리를 들어봐
Il nous invite un peu plus haut
더 높은 곳으로 우리를 초대하지
À partager nos idéaux
우리의 이상을 공유하기 위해서

Histoire mémorable d'une rêverie
기억에 남는 공상 이야기
Que nous vivions ensemble en Amazonie
우리가 아마존에서 다같이 산다면
Un retour aux sources, vie sans artifices
인공적인 것 없는, 기본으로의 회귀
A deux dans la forêt loin des maléfices
숲 속의 우리 둘, 해악과는 거리가 멀지
Dans la torpeur noire et luxuriante
까맣고 울창한 무감각의 상태
D'une jungle aux lianes exubérantes
무성한 덩굴이 있는 정글 속에서
Les arbres millénaires nous ont adoptés
천 년이 넘은 나무들은 우리를 받아 주었고
Et nous vivions heureux dans la canopée
우리는 캐노피 속에서 행복했지

Jungle sauvage ouvre tes bras
야생의 정글, 가슴을 열어
Il en faut peu pour toi et moi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 너와 난
Prenons racine dans les bois
숲에 뿌리를 내리자
Enfants naïfs ou hors-la-loi
순진하거나 무법자인 아이들
Les quilles plantées dans un ruisseau
개울에 심어진 다리들
Écoute chanter ce drôle d'oiseau
저 이상한 새의 소리를 들어봐
Il nous invite un peu plus haut
더 높은 곳으로 우리를 초대하지
À partager nos idéaux
우리의 이상을 공유하기 위해서

내용에 관해서

 캐노피(불어 Canopée, 영어 Canopy)는 보통 덮개나 천장을 의미하는데, 숲에서의 캐노피라 함은 나뭇잎이 우거져 덮개처럼 그늘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정글 캐노피 아래의 삶을 상상하며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회귀를 노래하고 있다. 필자는 자연인이 되고 싶지는 않기에 딱히 공감이 되지는 않으나 내용이 특이해서 재미있다.

 '위도 500°'라는 언급이 상당히 난해하다. 위도는 90°까지이고, 심지어 적도 근처라면 0°쯤에 있어야 하는데 500은 대체 어디서 나온 숫자인 걸까. 조사를 해 봐도 잘 모르겠다.

언어에 관해서

 프랑스어(불어)는 로망스어군의 언어로, 프랑스와 벨기에, 서아프리카, 캐나다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수백 년간 유럽에서 국제 공용어 대접을 받았으나 현재는 영어에 그 자리를 내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언어이며 많은 영어 어휘들이 프랑스어에서 기원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는 철자와 발음 사이의 괴리가 꽤 큰 편이고(사실 이러한 괴리는 영어도 심하다), 발음 자체도 어렵기에 제대로 읽기가 쉽지 않다. à, ê, ï처럼 모음에 diacritic 기호가 많이 붙고 oi, ai, eau 등 문자 여러 개로 표현되는 모음도 많으며, 어말의 자음 발음은 자주 생략된다. U는 ㅜ가 아니라 [y](단모음 ㅟ)발음이고, 특유의 R발음은 유성 구개수 마찰음 [ʁ]이다. 프랑스어 발음법을 여기 다 적기에는 끝도 없으므로 이 정도만 기술하겠다.

제발 쓰인 대로 읽어

음악으로 돌아가서

 Polo & Pan은 DJ들이며, 곡의 보컬은 Victoria Lafaurie가 맡았다. Canopée는 사실 일렉트로니카나 하우스 하면 생각나는 일반적인 느낌의 곡은 아니다. 하지만 전자음악과 트로피컬(카리브) 음악을 융합한 Polo & Pan만의 특색이 돋보인다. 언젠가 좀더 전자음악다운 곡을 가져와 보겠다.


참고자료

Polo & Pan -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Polo_%26_Pan)
French language -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French_language)
일렉트로닉 뮤직 - 나무위키(https://namu.wiki/w/%EC%9D%BC%EB%A0%89%ED%8A%B8%EB%A1%9C%EB%8B%89%20%EB%AE%A4%EC%A7%81)

이 글에는 비전문가의 뇌피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